눈이 번쩍! 성경 풍물관: 물건 편

김종식· 눈이 번쩍! 성경 풍물관: 물건 편
눈이번쩍 성경 풍물관(서평)
박응배님의 리뷰 · 2026-10-28 오후 6: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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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다 보면 문화적 차이 때문에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종종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 성경 속 문화와 배경을 다룬 책을 꼭 읽어보고 싶던 차에, 『눈이 번쩍 성경 풍물관 - 물건편』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어렴풋이 알았거나 오해하고 있던 사실들을 많이 깨달았다. 고대 유대인들은 속옷을 입지 않았다는 것, 에스겔 골짜기의 포도를 둘이 어깨에 멘 것은 포도 크기 때문이 아니라 시들지 않도록 가지째 베었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고대 맷돌은 위짝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위아래로 밀고 당기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한국의 맷돌과 모양이 다르다는 점 등은 정말 흥미로웠다.
  그중에서도 내 호기심을 자극해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게 만든 두 가지 대목이 있었다. 바로 "열처녀 비유"와 "성경 시대의 기후"였다.
  첫째는 열처녀 비유다. 본래 유대인의 결혼식은 신부 집에서 간단한 의식을 치른 뒤, 곧바로 신랑 집으로 이동해 7일간 잔치를 벌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열처녀는 신부의 들러리로서 신부 집에서 신랑을 기다렸다. 신랑이 도착하면 횃불을 밝혀 맞이하고, 간단한 의식을 마친 후 신랑 집으로 이동할 때도 길을 횃불로 환하게 밝혀주어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기름을 넉넉히 준비하지 못한 미련한 다섯 처녀가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행렬이 떠나버렸고, 슬기로운 다섯 처녀만 신부와 함께 신랑 집에 들어가 문이 닫히고 만 것이다.
  이렇게 당시의 결혼 풍습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보니 비유의 의미가 훨씬 선명해졌다. 기름을 단순한 성령이나 말씀으로만 보던 것에서 나아가, "어떤 순간에도 불을 밝힐 수 있는 지속적인 믿음과 내면의 신앙"이라는 본질로 와닿았다. 지금 횃불(형식적인 신앙)을 들고 있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주님이 오실 때를 대비해 진짜 믿음의 기름을 준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두 번째는 성경 시대의 기후에 대한 발견이었다. 나는 막연히 "광야"라고 하면 미국의 황량한 서부를 떠올렸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성경 시대에는 지금보다 훨씬 온화하고 비가 많이 와서 이스라엘에 숲이 우거졌고, 사자와 곰까지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자와 곰이 살았다는 것은 그 하위 동물도 많이 살았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더 찾아보니 예수님이 광야에서 시험받으실 때도 황량한 들판이 아니라 비가 내려 초원을 이룬 광야였다고 한다. 덕분에 예수님이 금식하실 때 물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던 환경적 배경이나 들짐승의 위험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족보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마태복음의 족보는 요셉의 족보이고, 누가복음은 마리아(정확히는 마리아의 아버지)의 족보라는 점이다. 당시 철저한 부계사회였기에 마리아의 족보도 남성 조상을 통해 기록되었고, 오늘날 유대 사회가 모계 중심이 된 것은 A.D. 70년 예루살렘 멸망 이후의 역사적 결과라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성경이 더 이상 박물관에 갇힌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내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삶의 현장으로 다가왔다. 나처럼 성경의 배경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이들, 특히 성경 속 물건과 문화에 얽힌 진짜 이야기를 알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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